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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습작] 비가 오던 날 * 라르칸의 횡설수설






그날은 조금 달랐다. 평소보다 일찍 깼고 일도 일찍 끝냈다. 그래서 방심했던 것 같다.

오후부터 내리던 부슬비가 폭우로 변했을 때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으니까.


"우악! 이러다간 다 젖을 것 같아!"

"일단 어디라도 좋으니까 비를 피할 곳을 찾아보자."

"아, 그럼 저기로 가자."


린스테는 라펜드의 손을 잡고 어딘가로 이끌었다.

얕은 언덕을 너머 작은 숲을 돌고나자 허름한 집 한채가 보인다.

그곳은 오래전 추억의 장소. 지금은 아무도 오지 않는 잊혀진 장소다.


"빨리빨리!"


린스테는 재촉하며 그를 안으로 이끌었다.

집안은 생각보다 더 낡았다. 깨진 유리창 사이로는 비가 들어오고 문틈에 난 구멍으로 바람이 지나간다.


"어째 좀 춥다."

"히히 그럴 줄 알고."


스윽. 어디있는 줄 알고 가져왔는지 린스테가 커다란 담요를 내보였다.


"꽤 크기는 한데……."

"자, 부끄러워하지 말고!"

"잠깐!"


뭐라 말릴 새도 없이 소녀는 담요로 둘을 칭칭 감았다.

어째 요즘따라 더욱 그녀의 페이스에 말리는 것 같다.


"춥다."

"그래?"


린스테의 말에 라펜드가 좀 더 가까이 붙었다.


"……레이펀드는 변한게 없네."

"그런가."


레이펀드. 그녀가 붙여준 이름. 하지만 사실 그마저도 조금 전까지 잊고 있었다.

점점 더 기억을 잃는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.


"여기가 어딘지 알겠어?"

"아니. 하지만 가까운 곳에 기차역이 있는 것 같으니까 그리 문제는 없을꺼야."

"그래, 다행이네."


여기는 조금 먼 곳. 허름하고 볼 품 없는 곳.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곳.

소녀가 남자를 처음 만난 곳. 하지만 이제는 혼자서만 추억해야하는 외로운 장소.


"슬슬 그칠 것 같네."

"그러게."


살짝. 그녀가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.

언젠가는 이 날도 추억이 되고 잊혀지겠지. 그때까지……


"……조금만 더."


나지막이 린스테는 속삭였다. 그래, 이날은 다른 날과 조금 달랐다.

조금 더 춥고, 조금 더 따뜻한 날이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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너무 막 그린거 하나만 넣다보니 좀 내용이 없어서 요즘 쓰던 소설을 넣어봤다ㅋ

작심삼일 그 마지막 날! 그래도 3일 다 채웠다!